시와 사랑
비 내리는 삼남
소순희
2007. 8. 14. 22:40
비 내리는 삼남
삼남에 비가 온다
젖은 삼남은
고독이다
가슴앓이 하는 농부 하나
우산도 없이 길을 간다
촉촉이 젖은 산조 가락도
제풀에 겨워
고독의 몸 짖으로 눕고
토주에 취한 까마귀도
검게 서서 고독하다
깨어나는 대지의 살 냄새에
얼굴을 묻는 농부
젖은 삼남의
오후가 고독하다
먼 기적 소리도 잦아들고
비는 계속 내리고...
01. 소순희
비는 고독을 연주하지. 경기 이남의 충청 ,전라, 경상의 삼남 지방
남녘을 발이 시도록 걷고싶다.
깨어나는 대지의 살 냄새에 얼굴을 묻는 농부.
누가 농부더러 기막힌 사랑을 할 수 없다고 그럴 수 있으랴.
그도 가슴앓이 하며 애끓는 사랑으로, 오는 비 다 맞는
한 마리 까마귀처럼 그렇게 검게 타 들어가네
내 아버지!

< 들녘으로의 귀로/소순희작/4F/정민안님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