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전상서
<어느 봄날/2004/4호/Oil on Canvas>
어머니 전상서
글 모르는 어머니 앞으로
편지를 쓴다
객지 밥 서러워도 잘 있노라고
고향의 산천은 잘 있느냐고
편지 장 받아 든 까막눈 어머니
이웃 아재께 달려가 편지 읽고
눈물 찍어 내신다
농투사니 되지마라
등 떠밀던 봄날
아지랑이 속에 가물거리며
멀어지던 어머니
그날 그 자리 잊지 못해 편지를 쓴다
고향집처럼 곳 곳 낡아가는 어머니
삭신 쑤시는 밤마다 새끼 그리워
까막까막 기다리는 어머니께
몸 대신 거짓말 섞어
잘 있노라고 그리운 편지를 쓴다
소순희
아주 오래전일을 회상하며 써 본 글이다.그때만해도(1985) 전화도 없었던 때라 편지가 유일한 소식통이었다.
홀로계신 어머니께 그나마도 편지는 기다리던 기쁨이었으리라.지금은 고향떠나와 여동생 집에 계신 어머니
병환으로 마음 늘 무겁다. 2015.2
월간 모던포엠 2015.12월호 시향의 숲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