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저승꽃
소순희
2017. 8. 20. 23:00
<고뇌/2017/소순희>
저승꽃
소순희
감자 먹는 할매의 얼굴에
엊그제보다 더 검은
저승꽃이 피었습니다
입을 옴조릴 때마다 관자놀이가
슬프게 움직입니다
살기 위해 저작하는
어금니의 힘도
이마에 핀 저승꽃 하나
깨물지 못합니다
그래도 이승에서 오래 살아
저승꽃 볼 수 있음이
비낀 노을 같은 행운입니다
저승꽃(검버섯):지루각화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