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다시,그 길
소순희
2020. 9. 4. 23:45
다시, 그 길
소순희
무심코 버린 길 하나 오늘 찾았습니다
마음에서 지워진 길이라
발자국마저 묻혀버린 몇 해의 길 위로
당신이 걷는다는 바람의 소식에
나는 잊힌 시간의 회로를 되짚어갑니다
다시, 그 길을 걸어야 할 이유를
당신이 오가는 길이기에 라고 적습니다
길은 언제나 거기 있었습니다
내가 지운 길옆 외로웠던 날을 계수하는
플라타너스의 흰 몸에 새겨진 흔적도
그대로 아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