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청소
소순희
2021. 3. 3. 21:01
청소
소순희
봄이 오면
어지러운 마음속을 청소해야겠다
쓸데없는 것들이 차지한
마음 밑바닥을 헹구어 내야지
켜켜이 쌓인 먼지 같은 내 안의 일
별 지고 난 후 하늘에 걸린
우울 같은 거
미워했던 몇몇 이름 위에 쓴
해 묵은 감정을
봄이 오면 다 쓸어내야겠다
봄 마당귀에 돋은
앉은뱅이 풀처럼 낮게 앉아
몹쓸 것 다 버리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