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손
소순희
허공에 바람의 뼈를 감고 오르는
그 연약한 힘도 때로는 저희끼리
감고 감아 뭉텅이 진 주먹은 또 허공을 감는다
사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새 한 마리 길을 트는 저녁 무렵에야 알아가는
무딘 안목도 서둘러 제 몸 밖으로 손을 뻗는다
천상에 오르는 길 어디냐고 묻는 말에
간지럼 타는 하늘 한 쪽이 남긴 붉음도
어차피 감고 가야할 일이라면 덧없다 하지마시라
2022
덩굴손
소순희
허공에 바람의 뼈를 감고 오르는
그 연약한 힘도 때로는 저희끼리
감고 감아 뭉텅이 진 주먹은 또 허공을 감는다
사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새 한 마리 길을 트는 저녁 무렵에야 알아가는
무딘 안목도 서둘러 제 몸 밖으로 손을 뻗는다
천상에 오르는 길 어디냐고 묻는 말에
간지럼 타는 하늘 한 쪽이 남긴 붉음도
어차피 감고 가야할 일이라면 덧없다 하지마시라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