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나무에 대하여 지난여름 아파트 화단에 잘 익어 떨어진 살구를 밟고 지나간 곳에단단한 씨만 튀어나와 있어 아침 산책길에 주워서 운동기구가 설치된 소공원 구석에 묻어 두었다.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한 늦가을부터 겨울이 다 가도록 한 번도 그곳에 산책을 하지 않았다.매화나무가 꽃망울을 터드리는 봄에 다시 그곳에 나가 가벼운 운동도 하고 꽃눈이 맺힌 나무들을 보며 안양천 길을 산책하다 문득 생각 난 장소에 가 보니 한동안 잊고 있었던 묻어둔 살구씨에서 싹이 돋았다.이른 봄비가 대지를 몇 번 적신 후, 작은 바위 앞에 뾰롯이 솟아난 살구나무를 본 건 봄날의 환희였다. 그랬었구나! 차가운 땅속에서 깨어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