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70

J에게(69)-철원에서

J,철원에 왔습니다. 처음 발 딛는 곳이지만 여느 시골처럼 철원 평야에는작물들이 건강히 익어가고 있습니다. 6.25 격전지 였던 이곳도 지금은 평화로운 곳입니다. 고석정(孤石亭)에서 한탄강 흐르는 물을 보며 더위를 식혀봅니다. 위 풍경은 고석바위로 그 옆에 신라 진평왕 때 한탄강 중류인 이곳에 정자를 세우고 고석정이라고 불렀다합니다. 높이10여m의 화강암 바위인데 임꺽정이 은거 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한탄강협곡인 주상절리와 다채로운 바위로 형성된 잔도를 걷습니다.협곡을 잇는 현수교와 절벽에 철골로 길을 만든 잔도는 자연경관과는 이질감이 있지만 한탄강 협곡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환경입니다. 50~10만 년 전 북한 오리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굳어지며 형성된 지형으로 잘 보존 되어 지질학적 가치가 높다고 합..

엽서 2022.08.15

J에게(68)-조각예술의극치,서산 마애여래삼존상

J,인간의 감각기관인 오감을 통해 눈에드는 찬란한 숲의 변화와 새소리 물소리, 꽃향기와 부드러운 화강암의 결을 그리고 맑은 공기와 물맛을, 나는 오월에 서산 가야산에 와 느낍니다. 천년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국보 84호로 중국의 불교 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에 전해지는 즈음 수도 부여로 가는 길목인 가야산 초입의 바위에 고 부조로 새겨진 7세기 초 불교 문화의 유산입니다. 저 바위에 매달려 수많은 날을 돌을 쪼는 석공의 굳은 인고의 의지와 열정과 성취의 예술혼을 사른 한 인간의 삶을 가늠해 봅니다. 삼존상은 2m80cm 석가여래입상과 1m70cm 제화갈라보상입상과 1m66cm 미륵반가사유상으로 자애로운 표정은 시각적 요소를 충족 시켜주는 석조 예술의 꽃으로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엽서 2019.05.15

J에게(67)-모락산(慕洛山)에서

J에게(67)-모락산(慕洛山)에서 유월이 되면서 초목은 가장 왕성한 푸르름으로 충만합니다. 경기서남부지역의 도심을 병풍처럼 깜싸고 있는 모락산(385m)에 오릅니다. 그리 높진 않지만 숲의 생태가 성한 의왕시 소재 산입니다. 적당한 암릉과 조망이 좋아 안양,군포,과천, 멀리는 서울까지 눈에 들고 관악산,수리산,청계산,백운산을 형제처럼 어깨를 겯는 사철 아름다운 산으로 도회 근교에선 제법 사람을 끌어 안아 쉼을 얻게 합니다. 이 산은 서두르지 않는 가벼운 산행이 묘미입니다. 세종과 소헌왕후의 넷째아들 임영대군이 이 산에올라 중국수도였던 낙양을 사모하여 붙여진 모락이라는 이름과, 임진왜란때 인근 백성이 이 산 굴에 피신했는데 한 아이가 굴 앞에 울고있는 것을 본 왜구들이 굴 앞에 불을 질러 몰살했다 해서 모..

엽서 2018.06.08

J에게(66)-부여에 와서

J.한반도의 중서부에 위치한 BC18~660년의 고대국가인 백제의 수도 사비성에 왔습니다. 지금의 부여는 금강(백마강)과 부소산이 감싸 안은 배산임수형의 자리에 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 시대의 영욕도 화려한 문화도 꽃처럼 스러지는 역사의 단면을 짚어보며 옛 흔적으로 남은 그 융성했던 백제의 일우를 거슬러 오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살아가는 한 생은 빈곤과 부의 틈새에서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겠지요. 한 부족국가가 형성되고 가족과 사회를 이루며 사는동안 구심점인 왕의 정치력이 중요한 것임을 직감합니다. 적의 침략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백제인의 결연한 의지를 보며 현재도 누구나 그리하리라 생각합니다. 인간의 그 연약함을 신에 의존하려는 심성으로 도입한 종교적 신념으로 지은 절은 훼파되고 1400여..

엽서 2017.03.02

도쿄에와서

2017,1,5 목요일 도쿄의 겨울은 그다지 춥지않다. 청정한 푸른 하늘이 유달리 시선을 끈다. 근래들어 맘이 우울한 건 서울하늘의 미세 먼지 농도 발령 때문이기도 하지만 국정 농단의 어지러운 이야기가 가세한 까닭이다. 겨울 외투를 입고 걸으면 조금은 투박함을 느끼게 됨이 이곳 도쿄의 온화한 기후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이다. 공원의 태산목과 후박나무, 동백의 상록 활엽 수림은 암록의 빛깔로 겨울을 싱그럽게 그려 내고있다. 히말라야시다 거대한 나무 위에 걸린 낮달의 상현이 희미하게 휘어 있는 공원의 곳곳엔 흰 수선이 무리지어 아기처럼 예쁘게 피어있다. 이러한 기후가 나무들을 휘영청 높이 키워내고 서민 살기에는 최적의 환경 인지도 모른다. 같은 동양인이라 이질감도 없거니와 낯 설지 않고 친절이 배어있..

엽서 2017.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