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J에게(65)-설악 토왕골을 오르며

소순희 2016. 5. 15. 23:59

      

J.주님이 지으신 봄은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을 제 궤도에 올려놓았습니다.

붉은 꽃들은 붉은 대로 흰 꽃들은 희게 제 역할을 감당해내며 이 봄을 채색하고 있습니다. 

초록은 더 깊고 넓게 온 산야를 물들여 눈여겨볼 여유를 가지게 합니다.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을 때 설악에 든다고 했던 것이 이제 넓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만큼 산에 오를 자격이 생긴 거라고 자신에 속삭입니다.

설악산 기슭을 끼고 오르는 숲길은 심호흡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산에 든 사람들의 마음을

너그러이 펼쳐냅니다.


육담 폭포와 비룡 폭포를 이루는 산골짜기는 눈길 가는 곳마다 연신 감탄사를

아끼지 않게 됩니다. 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은 수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합니다.

험준한 산길을 잘 다듬어 놓은 계단으로 오르다 보면 자연을 더 보호할 수 있다는 친화력을 가지게 됩니다.

토왕성 폭포는 외설악 노적봉 남쪽 토왕골에 있으며 총 높이 320m로 3단을 이루고 있습니다.

상단 150m 중단80m 하단 90m연폭으로 비룡과 육담을 거쳐 쌍천으로 흘러듭니다.  

곳 푸름이 더해지는 유월이 오고 짙은 녹색에 멀미날 정도의 계절보다 지금이 참 좋은

산행의 계절 같습니다.

하는 일 잠시 접어두고 떠나보면 보입니다. 천천히 걷다 보면 모든 것이 더 마음에 다가옵니다.

주마간산의 분주함보다 여유가 절실한 휴일(석탄일) 하루입니다. 도시의 탁한 공간을 잊고

이 신선함으로 다시 몇 달 간은 또렷한 정신으로 살 것 같습니다. 

J.이 봄이 꼭 그대에게도 찬란함으로 깃들기를 바라옵니다. 

                                                               

                                                                 그리운이여 안녕/ 2016.5.14 소순희 


                                                                                                         <토왕성 폭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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