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J에게(66)-부여에 와서

소순희 2017. 3. 2. 23:02

 

                                                                                               

 

                                                                                                 <부소산성에서2017,3>

 

 

                                                                                                       <백화정 낙화암>

 

                                                                 <낙화암에서 바라본  금강(백마강)/2017.3>

 

                                                                                                  <낙화암 절벽60m>

 

                                                                                                               <낙화암>

<정림사지5층석탑>

 

                                                                                                     <봄이오는 백마강>

 

J.한반도의 중서부에 위치한 BC18~660년의 고대국가인 백제의 수도 사비성에 왔습니다.

지금의 부여는 금강(백마강)과 부소산이 감싸 안은 배산임수형의 자리에 읍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 시대의 영욕도 화려한 문화도 꽃처럼 스러지는 역사의 단면을 짚어보며

옛 흔적으로 남은 그 융성했던 백제의 일우를 거슬러 오릅니다.

예나 지금이나 살아가는 한 생은 빈곤과 부의 틈새에서 나름의 행복을 추구하겠지요. 

한 부족국가가 형성되고 가족과 사회를 이루며 사는동안 구심점인 왕의 정치력이 중요한 것임을 직감합니다.

적의 침략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백제인의 결연한 의지를 보며 현재도 누구나 그리하리라 생각합니다.

인간의 그 연약함을 신에 의존하려는 심성으로 도입한 종교적 신념으로 지은 절은 훼파되고 1400여 년을

버티고 선 정림사지 5층 석탑만 외롭게 봄이 오는 하늘을 이고 있습니다.

세워진 지 한 번도 해체되지 않는 국내 유일의 탑으로 가장 아름다운 86도의 예각을 유지한 

높이 8m 33Cm의체감률로 의연히 서 있습니다. 

정림사지를 돌아보고 부소산성에 오릅니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이룬 그리 높지 않은 산입니다.

초등학교 때 배운 이곳에 꼭 와 보리라 생각했는데 이제야 오게 되었습니다.

삼충사는 삼 충신인 성충,흥수,계백의 위패를 모신 곳이라고 합니다.

산정에는 군창지가 있는데 지금도 땅을 파면 숯이 된 곡식이 나온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곡식이 불탔는지 짐작이 갑니다. 

산을 돌아 낙화암에 발을 딛습니다. 삼국유사의 한 페이지에 그려진 나당 연합군에 멸망한 의자왕 20년에

백제의 여인들이 충절을 지키기 위해 낙화암에서 꽃잎처럼 몸을 날린 그 슬픈 이야기가

유년의 맘속에 새겨진 그대로 오늘 이곳에서 60여m 절벽 아래를 굽어보니 처연하기 그지없습니다. 

그 원혼을 달래려는 낙화암 아래 고란사는 조용히 숨어 있습니다.

고란사 범종 소리가 저들의 울음으로 울리지 않을까요?

고란초가 자생해서 고란사란 이름을 단 암벽 사이엔 고란정 약수가 있어 목을 축이고 백마강 나루터에서

새봄을 맞으며 강 건너 버드나무의 푸르러진 잎새를 눈에 넣는 봄의 초입입니다.

부여의 인상은 참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교회 자매님 고향의 모친님 께서 부여에 왔으니 꼭 들러 저녁먹고 가라고 전화를 주십니다.

맘이 훈훈해 짐은 그 다정 다감하신 모친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감사 드립니다.

저녁무렵부터 비가 내려 뵙지 못하고 빗길로 돌아옵니다.

J-봄은 이렇게 오고 있습니다.    

                                                                                                   - 그리운이여 안녕 20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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