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인간의 감각기관인 오감을 통해 눈에드는 찬란한 숲의 변화와 새소리 물소리, 꽃향기와 부드러운 화강암의 결을 그리고 맑은 공기와 물맛을, 나는 오월에 서산 가야산에 와 느낍니다. 천년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국보 84호로 중국의 불교 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백제에 전해지는 즈음 수도 부여로 가는 길목인 가야산 초입의 바위에 고 부조로 새겨진 7세기 초 불교 문화의 유산입니다. 저 바위에 매달려 수많은 날을 돌을 쪼는 석공의 굳은 인고의 의지와 열정과 성취의 예술혼을 사른 한 인간의 삶을 가늠해 봅니다. 삼존상은 2m80cm 석가여래입상과 1m70cm 제화갈라보상입상과 1m66cm 미륵반가사유상으로 자애로운 표정은 시각적 요소를 충족 시켜주는 석조 예술의 꽃으로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산 사이로 봄볕이 엇비슷하게 내릴 때라 부드러운 곡선의 옷이 화강암 결을 더 깊이 파고들어 낭만과 백제인의 미소가 더 선연히 남습니다. 차양처럼 튀어나온 아래 바위벽은 80도로 경사가 져 비바람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자연 과학적인 역할을 한다니 이곳의 바위를 선택해 부조로 새긴 예술가의 직관을 감탄케 합니다. J, 나도 누구에게 저 넉넉한 미소로 평안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며 살짝 미소를 지어봅니다. 봄은 짧습니다. 여름 오기 전 마음속에 간직할 봄 하나 각인 시켜 보십시오. 그리운이여 안녕, <2019.5.6봄날에 소순희> 간극 소순희 내가 살아가는 오늘 공명의 세상은 한 줄기 바람에도 극명하다 눈앞으로 다가와 선 하늘가 너 거기 있고 내 지척에서 손짓해 불러보나 끝내 대답 없구나 사랑하는 사람아ㅡ 천 년 전 돌 다듬던 석공도 저 하늘 나는 새 무리도 저 길 위의 사람들도 한때 살아있는 목숨으로 같은 시간을 견뎠노라고 덧없이 흐르는 묵언의 강가에서 나 또한 필연의 시간을 견디노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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