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40)-고향에가서 J, 수구초심이라 했던가요. 어머니는 몸도 성치 않는데 고향집에 가고싶어 늘 입에 시골 당신의 집을 달고 계셨습니다. 큰 아이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시골집에 갔습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위적인 산물들은 많이도 변합니다. 이십여 년 전 휴억(빈지게)님과 그림소재를 찾아 헤매던 .. 엽서 2009.07.24
J에게(39)-한 그루 나무가 사라지다. J.에게~ 사철 골목을 오가며 보아 온 오래된 가죽나무(참죽나무) 한 그루가 사라졌습니다. 봄에 예쁜 속잎을 피우고 꽃도 피워 내더니 무성한 잎새를 드리우던 골목길에 휑한 느낌이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주차장을 만들런지 콘크리트 마당을 포장하고 있었습니다. 길과 경계에 심어진 그 나무가 주는.. 엽서 2009.07.04
J에게(38)-산의 품에 하루를... J. 눈 뜨면 가장 먼저 바라보는 앞산이 가까이 다가 오는 이유는, 불현듯 색채가 주는 희망의 의미를 전달하는 계절의 전령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관악에 오릅니다. 산의 사계는 사뭇 다른 의미의 이야기로 이목을 끌지만 늦봄의 그 싱그러움은 기운생동으로 녹아듭니다. 척박한 땅 어디에서.. 엽서 2009.06.05
J에게(37)-울, 엄니 문득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습니다. 늘 그자리 그 모습으로 남아 있으려니 했던 어머니! 어느날 한 순간 늙어버린 모습의 허탈함을 세월만 탓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가끔은 가수면 상태의 잠 위로 내리는 차가운 비처럼 퍼뜩 잠이 깨곤합니다. 무시로 가만히 불러 보는 어머니 그러면 그 모습 짠.. 엽서 2009.03.19
J에게(36)-봄날은 옵니다. J.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이 세상에서 이루어진 모든 것은 희망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라고 연설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희망의 말 한 마디가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습니다. 절실하게 필요적절한 그 희망의 근원은 이미 성서의 말씀에 근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도바울은 .. 엽서 2009.01.22
J에게(35)-피아골에서 J, 산이 거기 있기에 오른다는 부류와 다시 내려올 산을 뭐하려고 가느냐 반문하는 부류가 있습니다. 나름의 삶의 방식이겠지만 산을 올라보지 않고는 그 깊이와 높이와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없습니다. 미명은 아직 밝아 올 수 있다는 것이 설렘입니다. 노고단 고개를 넘는 새벽 어스름에.. 엽서 2008.10.29
J에게(34)-도봉에 올라 <망월사/소순희/2008> <도봉초입에서/소순희> <선인봉/만장봉/자운봉이 보이는풍경/2008.9> <자운봉/739.5m/소순희> <수리가 내려앉는 모습의 수락산/2008,9/소순희> J,도봉에 오릅니다. 청량한 대기 속으로 가을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 9월은 먼발치서부터 사람들 마음을 넉넉하게 녹여놓.. 엽서 2008.09.16
J에게(33)-다시 통영항에서 <통영항(충무항)/강구만풍경/사진소순희/2008.7.13> <통영항(충무항)/강구만풍경/사진소순희/2008.7.13> J. 남 덕유산의 밤을 가르는 여름밤은 유달리 정답습니다. 소나기 소리처럼 묻어오는 개구리울음 하나만으로도 자신을 온통 내어 맡기는 헤픈 밤이 되어버립니다. 불빛 휘황찬란한 통영항의 해.. 엽서 2008.07.08
J에게(32)-피었다 짐에 대하여...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지는 건 잠깐이더군/... 시인의 노래가 아니어도 이미 귀결된 의미로 말하자면 어찌 꽃뿐이겠습니까. 허다한 일들이 심사숙고 끝에 이뤄진 힘든 것으로 몇몇 사람에게 짧은 흔적 남기지만 그것마저 잊히고 사라져 버리는 것을 자연스런 소멸의 아름다움이라 말한다면 퍽 다행이.. 엽서 2008.04.13
J에게(31)-떠남 J.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한 지붕 아래서 눈빛 맑은 저들의 재롱을 보며 즐거웠지만 때가 되면 한 가족을 이루는 순리를 거역할 수는 없나 봅니다. 남은 것들의 허전해하는 풀죽은 모습과 침묵의 시간을 압니다. 사람이 베풂 이상으로 정서적 순환 고리가 되는 교감을 정이라는 것으로 묶어버리는 저.. 엽서 2008.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