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

J에게(31)-떠남

소순희 2008. 1. 19. 20:28

 

 

J.

떠나야 할 시간입니다.

한 지붕 아래서 눈빛 맑은 저들의 재롱을 보며 즐거웠지만 때가 되면 한 가족을 이루는 순리를

거역할 수는 없나 봅니다. 남은 것들의 허전해하는 풀죽은 모습과 침묵의 시간을 압니다.

사람이 베풂 이상으로 정서적 순환 고리가 되는 교감을 정이라는 것으로 묶어버리는 저들의

귀여운 행동과 재롱이 사람에게도 때론 감동이 됩니다.

약자에 대한 강함도 절대 배신도 없는 저들의 습성을 아는 까닭에 동화되며 가족이 되어가나 봅니다.

세상의 인연을 다른 곳으로 연결짓는 분양이라는 것으로 떠나보냅니다.

새론 귀착지에서 그곳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나눠주는 역할을 잘 감당하며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태에 싸여 세상에 오고 눈 뜨고 젖 물고 사료 먹고 그리고 성묘(어른고양이)가 되는 그 한 생을 보아왔습니다.

사랑도 헤어짐도 사람의 일이라 우리는 얼마나 아파합니까. 저들에게도 이 같은 일 있을까요?

다만, 저들의 삶은 인간에게 저당잡힌 삶이지만 그래도 행복하기를~~~안녕!

 

                                                                                               2008/1/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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