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사/소순희/2008>
<도봉초입에서/소순희>
<선인봉/만장봉/자운봉이 보이는풍경/2008.9>
<자운봉/739.5m/소순희>
<수리가 내려앉는 모습의 수락산/2008,9/소순희>
J,도봉에 오릅니다. 청량한 대기 속으로 가을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 9월은 먼발치서부터 사람들 마음을 넉넉하게 녹여놓습니다.
산은 늘 거기 있지만, 십수 년 서울 생활에 자주 산에 오르지 못하는 까닭은 잡다한 심신의 일로 분주함과 나의 게으른 일면도 숨기고 싶진 않습니다. 산에 오르며 생각하건대 세계의 명산에 속하는 도봉을 가까이 두고 있다는것에 더 소홀한 이유는 언제고 맘먹으면 갈 수 있다는 기만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 하나에 국한 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산에 오르며 겸손과 인내와 미덕을 배웁니다. 아름다운 산자락 그 어느 골에는 고요히 예쁜 절하나 박혀있을 법한 것이 우리나라 산 아닙니까. 마음 비우며 조용히 도 닦으며 살아 볼 요량으로 숨어든 그 까닭을 알법도 합니다만 근,현대에 들어선 모든 종교관이나 구원관은 다소 과장되고 물질에 지배당하는 쓴 현실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산에 들면 마음 평온해지는 것은 자연 앞에 작은 존재라는 걸 확인함과 사철 변화되는 색채의 감동에 순응하는
자아발견입니다. 그 희고 푸른 암벽과 적당히 하늘로의 솟음과 심신이 지친 수많은 사람을 포용하는 그 넉넉한 품은 그 자체가 절제이고 생략인 것 같습니다.
J, 산은 늘 거기 있고 우리는 산아래 삶을 이어가고 마침내 늙고 산에 들어야 하는 한살이가 짧고 명료한 걸 깨달아야 함을 압니다. 그리고 어느 날 주님의 부름에 합당한 뜻으로 순응하는 아름다움도...
그리운이여, 안녕/2008/9/15/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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