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에게(50)-가끔은 뒤 돌아보기 가끔은 뒤돌아 보는 삶도 숨 가쁜 시대의 쉼을 얻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주어진 한 생이라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하라는 공부는 뒷전이고 자연 속에 묻혀 살다시피한 어린 시절이 내겐 더 귀중한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36년 전 산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고2 때 몇몇 .. 엽서 2011.06.28
J에게(49)-여정 그 이름으로... J,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날을 감격하며 살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인생의 삼 분의 일 이래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연에 기대든, 예술가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 앞에서든, 그 재창조 된 영상이나 시각적 요소로 표현된 정지된 그림이나 눈을 감아도 마음에 오.. 엽서 2011.05.06
J에게(48)-울지마 톤즈 J, 사랑은 동사란 말이 있습니다. 입으로만 사랑을 외치고 행동하지 않으면 죽은 사랑에 불과하겠지요. 남부 수단의 톤즈는 가난과. 질병과 내전으로 피폐한 삶을 살아가며 희망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의 마을입니다. 그곳에 던져진 주님의 사람을 보았습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엽서 2011.03.29
J에게(47)-청령포에서 J.가을 청령포에 왔습니다. 삼면이 산에 에워 쌓인 절해고도 같은 단종의 유배지에서 가을볕을 맞습니다. 1457년 그해 여름 단종은 어린 나이로 영월 땅에 유배됩니다. 나는 청령포 언덕 소나무 그늘에서 한 시대의 애환과 정권욕이 소용돌이치는 슬픈 역사의 단면을 짚어봅니다. 예나 지금이나 정권에 눈먼 부류의 사람들은 있게 마련인가 봅니다. 한양에 두고 온 왕비 송씨가 얼마나 그리웠으면 날마다 돌탑을 쌓아 그리움을 달랬을까요. 오늘도 강물은 단종의 애달픈 심사를 아는 듯 유유히 흐를뿐입니다. 두견새우는 밤마다 절절한 그리움에 밤은 또 얼마나 길었을까요. 적막한 송림 속에서 오열하는 단종의 울음을 들었다는 관음송은 오늘도 푸르게 그늘을 만듭니다. 외부와 처절히 단절된 그 절망의 날.. 엽서 2010.11.04
J에게(46)-홍천강의 아침에 J, 아침잠을 깨우는 건 다름 아닌 강물 소리입니다. 눈 감고 뒤척이는 잠 끝으로 먼 기억 속에서 쏴아아 하고 낮은음으로 자연스레 배어드는 그 소리가 행복한 아침을 만들어줍니다. 가장 조용한 시간이 열리는 아침을 게으름으로 보내기는 아쉬운 여름 한 철입니다. 마흔이 넘으면서 부터 초록이 좋아.. 엽서 2010.09.20
J에게(45)-포화속으로 J.계절의 푸른 잠속에서 깨어난 유월은 태양의 광휘를 받으며 성하로 치닫습니다. 푸름에 도취된 지상의 모든 것들이 침잠하는 시기는 인간의 사고도 정지한것 같이 무덤덤합니다. 해마다 유월이면 한번 쯤 짚고 넘는 참혹한 동족상잔의 비극을 기억합니다. 조국의 산하를 짓밟고 남침한 6.25침략 전쟁.. 엽서 2010.06.26
J에게(44)-설원에서 J.진부의 새벽은 눈속에 갇혔습니다. 눈을 덮어 쓴 침엽수림의 잔등위로 눈은 계속 내립니다.샤갈의 마을엔 3월에도 눈이 온다는 김춘수시인의 노래처럼 온통 설국을 만들어 버린 3월 초하루입니다. 남녘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 여기 강원지방엔 하염없이 눈이 내립니다. 문득 돌아갈 길이 .. 엽서 2010.03.03
J에게(43)-신춘 서화카렌다 부스개인전 경인년 새해입니다. 사노라면 희노애락의 날들이 펼쳐져 365일 그렇게 자전하는 하루가 열리고 닫히겠지요. 늘 푸른날처럼 그렇게 살아가면 좋겠다는 의미로 부스개인전을 엽니다. 일시:2010.1.27(수)~2.1(월) 장소:인사동 한국미술관(대일빌딩2층) 1월-정월 2월-겨울이야기 3월-전원 4월-이화가 피면 5월싸.. 엽서 2010.01.25
J에게(42)-여성봉그리고 오봉에서 J.늦은 가을 볕은 청솔 사이로 흐르는 바람소리를 지우지 못합니다. 짧은 가을 하루는 붉어지는 단풍이 저녁 등불을 켜는 듯 역광의 채도는 비로소 감탄을 발하게 합니다. 가을산에 오릅니다. 인위적 작품도 자연의 일부에 귀속 되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구성으로 자연스레 스며들지 못해 어딘지 모르.. 엽서 2009.11.20
J에게(41)-다시 가을입니다. J.다시 가을입니다. 지난 여름내 내려꽂히는 태양의 광휘에 취한 모든 생물들은 이제 막 결실의 마지막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그 현란한 색채와 무성한 잎새 뒤에 숨은 열매들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복잡미묘한 한 생도 단순해지며 성함도 해체되는 이 너그러운 계절에 나는 필요.. 엽서 200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