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늦은 가을 볕은 청솔 사이로 흐르는 바람소리를 지우지 못합니다. 짧은 가을 하루는 붉어지는 단풍이 저녁 등불을 켜는 듯 역광의 채도는 비로소 감탄을 발하게 합니다. 가을산에 오릅니다. 인위적 작품도 자연의 일부에 귀속 되지만 확연히 구분되는 구성으로 자연스레 스며들지 못해 어딘지 모르게 너무 정리되어 긴장감을 주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몇 천 년 몇 만 년을 거슬러 오면서 형성된 오묘한 자연의 이치에 누구나 놀라든 감동하든 느낌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이 자연스레 이뤄진 형상이나 거대한 조각품으로 산재한 것 이라면 작자미상의 작품에 자연이라는 이름을 붙여 놓습니다. 그것이 인간이 베푼 최대의 적선인지도 모릅니다. 산자락 어딘가에 부끄럽게 숨어 있는 그 요상한 조각을 흘낏 거리며 못 본척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일찌기 원시종교의 일부로 애니미즘적 사고로 출산과 다산의 의미가 부여된 신성한 생산의 메카로 여겨 출산을 염원했을것입니다. 오늘날에야 저출산률로 노소의 균형을 잃어 가지만 예전엔 다산의 의미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최소의 집단을 만드는 유일한 원리이며 그것이 1차산업인 농경 산업의 근원적 해결책임을 알 수 있는것으로 노동집약적 특성과 협력만이 존립해 갈 수 있는 단순 진리를 깨달은 것이겠지요. 도봉의 서쪽 줄기 여성봉과 오봉을 바라보는 저는 그 기묘한 자연의 조화앞에 숙연해집니다. 가장 절실한 그러면서도 은밀히 숨겨둬야하는 비밀의 본질을 짚어봅니다. 성경 말씀에도 "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세기1:27~28-
화강암을 어루만지며 누구나 한번은 욕계의시선을 건너와 청솔사이 가을을 심호흡할 것입니다. J,가을 속에 모든 남아 있는 것들은 더욱 풍성하게 채워지기를 기대합니다.
그리운이여 안녕 11월/소순희
<도봉산줄기 여성봉에서>
<여성봉에서 바라 본오봉>
<오봉>
<인수봉이 보이는 효자리에서>
< 관악산줄기 삼성산자락의 여근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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