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도 미술관에서2004>
프라도 미술관에서
소순희
잠든 그를 깨워 그간 안녕하셨는지
안부 묻는 나에게 겸상의 시간을 마련한다
구첩반상 색채의 맛을 음미하는 나는
감정 격해 눈물이 난다
시공을 넘어 선 아득한 오늘
그 먼 시대를 거슬러 오르는 어린 벗에게
자유론을 쥐어주는 그는
영원 속에 잠들어 있었으나
현대를 겨냥한 붓 시위를 당기고 있었나 보다
색채화된 사람들은 늙지 않고 야성은 살아
근간의 일들을 되물어 왔다
가야 할 길은 멀고 내 다짐 약한데
무엇으로 나를 꿈꾸게 하고
무엇을 위해 캔버스를 채워나갈까
나무라듯 나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 강렬하다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