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숲
고향의 유월은
밤꽃을
흐드러지게 피워 내고 있습니다
꽃숲 향기에 취해
꿈처럼 일주일이 지나고
화요일엔
서울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갈 때 가더라도
잠시, 눈길 좀 주려고
그 숲을 보니
밤꽃 숲속에 나를 붙잡는
얼굴 하나
숨어 있었습니다.
소순희.1981
낮잠 속에서도 꾀꼬리 울음소리는 아련히 들려왔고
꿀벌의 윙윙거림도 적잖이 평안을 주곤 했다.
아름드리 나무 아래로 편질 읽으며 걷던 그때가 그립다.
향기에 취했는지 글에 취했는지 모를...
떠나와 사는 지금 그 숲은 꿈처럼 아득하다.
< 첫 발자국2003 소순희 작 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