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그, 눈 대지 -그, 눈 소순희아파트에 새로 나뭇잎이 피고부터까마귀 울음 잦아지고 내 잠도 헐값에 팔려나갔다충혈된 내 눈과 새벽 까마귀 울음의 간격은 보이지 않는 긴장이 고조되고저놈의 새, 저놈의 새를공중에 올려놓는다면차라리 내 잠도 허공에 떠 고요해지리몇 해 전 가버린 선배의 저승 안부마저 두근거리는 새벽녘오늘도 푸른 하늘은 길 하나 건너에 있다 시와 사랑 2024.07.27
불면 불면 소순희깊은 밤 하얀 알약 하나를 삼킨다육십을 넘기면서 늘어 나는 건색색의 알약이다온몸에 길을 내는 신경들이 느슨해지는적막한 시간도 이쯤에선 새롭다 우리나라 지도 전역을 클로즈업하면로드맵으로 깔린 길이 푸른 핏줄 같다그 어디쯤 막힌 길에서 돌아서야 하는등진 풍경들이,살아온 날의 뒷모습처럼 야위어 간다 가는 길 어디냐고 내가 내게 물을 때나는 또 어디에 머물러 스러지나불면의 밤을 날아오르는 끝 없는 생각들은 조급히 흩어지는 저수지의 새 떼처럼노을 속으로 추락한다 2024 시와 사랑 202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