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소순희>
<통영항의 여름/20호/일본국창회출품작/소순희>
풍경-5
역 원근법 산을
안개는, 밀어올린다
고운 눈으로 받는 외로움
불러도 응답 없는 무중에
몰려다니는 잃어버린 기억들은
바람의 뼈에 걸려 나부끼고
산 아래 삶은
침묵의 시간을 계산하지 않는다
간혹, 드러나는
조절 되지 않는 붉은 지붕의 예각
어딘가로 깊게 추락하는
몇마리 물새와
반쯤 지워진 조사(釣士)의 쪽배가
고요히 여백으로 사라지는
그리운 늦여름 아침.
소순희/2008
<창포동인제3집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