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 2

소쩍새

소쩍새                            소순희아가, 소쩍새 울어 쌓는 밤이면왜이리 서글퍼 진다냐배고픈 시절 징그러운 세상 살았다느그덜 보며 그럭저럭지내온 세월이 참말로덧없이 흘러 부렀다밤내 울던 소쩍새 마냥보릿고개 넘으며남몰래 울기도 많이 했제어쩌겄냐 인제는 이 에미도소쩍새마냥 잠도 오지 않고쓰잘데기 없는 지나간 세월생각한들 뭣한다냐참말로, 잠깐만에 퍼뜩내 머리에 서리가 와 부렀다잉                                                        2011오래 전 어머니와 통화 중 딱 한 번  푸념처럼되네던 어머니 말씀~~~이젠 그 목소리 조차 들을 수 없다.

시와 사랑 2024.05.19

살구나무에 대하여

살구나무에 대하여                                                               지난여름 아파트 화단에 잘 익어 떨어진 살구를 밟고 지나간 곳에단단한 씨만 튀어나와 있어 아침 산책길에 주워서 운동기구가 설치된 소공원 구석에 묻어 두었다.날이 쌀쌀해지기 시작한 늦가을부터 겨울이 다 가도록 한 번도 그곳에 산책을 하지 않았다.매화나무가 꽃망울을 터드리는 봄에 다시 그곳에 나가 가벼운 운동도 하고 꽃눈이 맺힌 나무들을 보며 안양천 길을 산책하다 문득 생각 난 장소에 가 보니 한동안 잊고 있었던 묻어둔 살구씨에서 싹이 돋았다.이른 봄비가 대지를 몇 번 적신 후, 작은 바위 앞에 뾰롯이 솟아난 살구나무를 본 건 봄날의 환희였다. 그랬었구나! 차가운 땅속에서 깨어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