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의 초상/3호/소순희작/2013>
그 집엔 누가
허연 낮 달이 걸린
측백나무 집 2층 목조 건물
유리창이 유난히 깨끗한 집
그집엔 누가 살까
숨어든 슬픔 같은 쪽빛 하늘이
유리창으로 흘러가고
고요하고 고요하다
깊이도 감춰 둔 햇볕 고운 흙 마당
풀꽃들이 씨를 맺는
저리도 탐스런 하루
전령사처럼 가을이 오고도
모습을 볼 수 없는 그 누구일까
2층 보다 더
키가 높은 측백 상록수림 울
유리창이 넓은 목조 건물 흙마당 집
그 고요한 집엔
꿈꾸는 그 누가 살까.
98. 소순희
<창포시동인제2집수록>
햇빛 투명한 어느 가을날 그림 소재를 찾아다니다 유난히 키가 큰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2층 목조 건물 허름한 유리창이 참 맑고
따뜻해 보이는 집. 거긴 분명 소박하고 예쁜 그 누군가가 정 붙이고
살아가는 곳 이리라. 아름다운 상상은 언제까지나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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