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
한류의 짙푸른 바다 그 자리에 날렵한 몸매로 떼 지어 살며 수면을 차고 오르는
검푸른 등줄기를, 흰 포말 닮은 은백색 배아지를 보노라면 알류샨 열도의 화산섬이 떠오른다
혁명가의 살아있는 눈깔처럼 부릅뜬 눈으로 북태평양 어디메쯤에서 찬 물결 따라
동해에 회귀하는 너는 뾰쪽한 주둥이로 바닷냄새를 퍼다 날랐다
꽁치가 왔다는 전갈을 받고 입맛 다시는 뭍의 중생들에게 기꺼이 니 몸 나누는
푸른 고요함을 아노니 슬픈 놈의 심중에 언감생심 그 긴 여로를 혀끝으로 알겠는가 말이다
소순희
<꽁치/3호/2002/소순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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