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오면.../소순희/2013/유화>
고모
소순희
세월은 그믐처럼 저물어가도
꿈처럼 지난날들에
미안해
미안해애
연거푸 건네는 말로
상수를 눈앞에 둔 백수의 고모님
살아오신 날들에 대한
감사와 당신의 회한을
기억장에 적으신다
심중에 간직한
평생의 언어 풀어낼 때
가슴 따뜻하게 할 수 있고
눈빛 부드러운 한 생만이
그렇게 세월을 익히는 거다
한세월 그믐처럼 저물어가도
산 그림자처럼 저물어가도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