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피는 계절/유화/2018/4호>
씨감자
소순희
봄을 기다리는 씨감자 눈이 예쁘다
차갑고 어둔 겨울잠 에서 깨어나는
볼우물 같은 눈에서 귀여운 움 돋는 봄이
아장아장 오고 있었다
감나무 잎이 새로 돋은 걸 알고 그제야
씨 감자도 바람결에 기별을 보내왔다
봄은 또 어디에 왔느냐고
조각조각 나뉜 모체가 썩어지고 나서야
푸른 꿈 하나를 뽑아 올린 움이
지상으로 곰살 맞게 피어나고 있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봄은, 순전히 씨감자의 눈 에서
맨 먼저 시작 된 것 같았다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