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다시,그 길

소순희 2020. 9. 4. 23:45

<숙대입구/2007/10호/소순희작>

             다시, 그 길

                                                                소순희

 

무심코 버린 길 하나 오늘 찾았습니다

마음에서 지워진 길이라

발자국마저 묻혀버린 몇 해의 길 위로

당신이 걷는다는 바람의 소식에

나는 잊힌 시간의 회로를 되짚어갑니다

다시, 그 길을 걸어야 할 이유를

당신이 오가는 길이기에 라고 적습니다

 

길은 언제나 거기 있었습니다

내가 지운 길옆 외로웠던 날을 계수하는

플라타너스의 흰 몸에 새겨진 흔적도

그대로 아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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