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우리들의 강/2020/유화>
비 갠 뒤
소순희
비 개고 큰물 나간 뒤
천변에 나가 보았다
말라가는 웅덩이마다
갇힌 어린 물고기들이
헐떡이고 있었다
몇 시간 후면
눈부신 흰 배 드러내며
죽음을 맞이할
동그란 눈이 불쌍해
나는 두 손으로 움켜
냇물에 놓아 주었다
작은 꼬리지느러미를 흔들며
사라지는 생명을 보며
내게 구원의 은혜를 베푸신
주님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