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일
소순희
꽃을 보려면 한 번쯤
몸살을 앓아야 한다는 궤변을
나는 봄맞이라고 생각했다
겨우내 적조한 그녀와 나 사이
노심초사 칼바람 속 웅크린
저 무량한 속내를
봄이 온다고 열 수 있으랴
꽃이 핀다고
어찌 쉬이 피어나겠는가
속으로 감춰온 눈물과
소진한 진액의 결정으로
견뎌온 삼동의 끝에서 눈 뜨는
기적의 반란, 그리하여 꽃은
빛깔과 향기로 개화한다
2024
그녀의 일
소순희
꽃을 보려면 한 번쯤
몸살을 앓아야 한다는 궤변을
나는 봄맞이라고 생각했다
겨우내 적조한 그녀와 나 사이
노심초사 칼바람 속 웅크린
저 무량한 속내를
봄이 온다고 열 수 있으랴
꽃이 핀다고
어찌 쉬이 피어나겠는가
속으로 감춰온 눈물과
소진한 진액의 결정으로
견뎌온 삼동의 끝에서 눈 뜨는
기적의 반란, 그리하여 꽃은
빛깔과 향기로 개화한다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