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기약
소순희
그대여, 진달래 피면 돌아오라
풍문으로 듣는 것은 헛된 것이어서
4월의 일들은 모를 일이다
묵묵부답인 저 산 푸르름에도
한사코 그대 이름자 깃드노니
도처에 붉은 메아리로 숨어
허물 많은 내게 부끄러운 기약도
한갓 되돌아오는 답신이었던가
하루해 길어지면서
보고픈 게 더 늘어가 진달래 피는 것도
죄가 된다면 이적지, 피고 지는 꽃들은
그대로 인한 죄 가린 그늘막이었더냐
물 오른 버드나무 꺽어 불어주던
호드기 소리 듣고 싶구나
그리하여 늦 뱀의 잠 깨우는 4월에는
그대여, 모든 길 트인 봄 날로 돌아오라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