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호카곶에서

소순희 2024. 9. 19. 23:41



 
 
 


    호카곶에서
                <포르투갈 까보다로까> 
                             소순희


해안선을 끼고 날던 새도
여기 와선 날개를 접는다
유라시아 대륙 최서단의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시인 하몽이스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시를 적었다
그대여, 해륙의 경계선을 넘어
한 발짝도 못 나가거든
더는 갈 곳 없다고 하지 마시라
그대의 겨드랑이에 돋아난 
날개가 있다는 걸 안다면
바다위를 날든 
뒤돌아서 새로운 길을 걷든
이젠 그대 몫이다
젊은 날 한 번쯤 여기 와서
묵은 마음에 쌓인
먼지 같은 것 날려버리며
새로운 꿈 하나 길러내시라 



                 2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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