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려나무> <돈카호테와 세르반테스 상> < 프라도 미술관에서> 마드리드 소순희 마드리드 늦여름 열두 그루 종려나무를 바람이 흔들고 있다 곳곳에서 바람의 흔적들이 쏟아낸 안부를 중세 건축물이 그려진 엽서에 적고 있는 여자의 흰 손이 예쁘다 멀리 온 도시에서 여정의 추억을 그리는 바람 같은 사람아 머무름도 순간이거늘 거리마다 귀를 열며 꼼지락거리는 마드리드 오후가 늦게 피어난 자카란다의 보랏빛에 눈부시다 두고 온 돌아갈 집도 집요한 그리움 같은 것도 잠시 잊거니 마드리드 거리는 엽서 한 장으로 충분해 쓸쓸하지 않다 202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