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부
소순희
사랑하는 이여!
가을볕 찬란히 눈부시다
잘 있느냐고 안부를 묻지만
꿈결 같은 날은 또 저렇게
속절없이 지고
우리는 이 가을 어디서
만날 것인가
붉은 색깔로 타오르는
맨드라미처럼
정녕 이 가을 속 알 수 없구나
내 삶이 느슨해질 때
곰삭은 가을 한쪽으로
다시 팽팽해지는 필연의 계절
나, 너로 인해 붉게 피가 잘 돌아
정신 맑은 가을이다
사랑하는 이여!
이 가을 잘 있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