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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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미소
소순희
푸른 녹이 슨 동상 앞에서
고색창연한 미소를 보며
몇 년을 더 견뎌야 저토록 깊은
사랑이 될까, 생각했지요
나는 본시 짧은 가을볕 아래
풀꽃 같은 사람이라 사랑한다는 말조차
하지 못하고 나뭇잎이 지는 걸 보았습니다
서툶마저 내어줘도 받아 줄 이 계절
푸른 녹처럼 고요하게
번져갈 사랑이면 나는 죽어도
푸른 미소로 스민 영혼의 그림자 같은
결 하나 세월 속에 그어 놓겠지요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