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십일월의 혼
소순희
가을 속으로
걸어 들어가자 소리가 보였다
찻집 창가에 우두커니 앉아
밖을 보니 길게 누운 산 색이 보였다
안과 밖 어디서든 보이는 것에
차분히 맘 놓이는 것은
세상 소식 조금씩 걸러 듣는 까닭이다
숨어 있는 것들에 대한 기우도
차츰 맑아져 인제는
쉬이 흔들리지 않는 이순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 나이와 비슷한
계절의 동고동락이 몇 해 이런가!
가을 속에서 산꿩이 운다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