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시여!

소순희 2025. 2. 12. 21:58

 

           시여!

            

                                소순희

 

 

오랜 침묵은 

꼭 그만큼의 거리를 두었던가

열어 보일 수 없는 사랑을 숨긴

한숨의 길이로 

머뭇거리는 시여!

이른바 그 안에 나, 쉴 곳 있으려니

삼수갑산을 헤맨대도

너의 가슴에 닿지 못하노니 

이 엄청난 그리움을

어떻게 달래냔 말이다

 

내 골똘한 상념 따윈 이제

푸념이 되고 말, 헛 것이로되

늦은 밤 동굴에 웅크린

병난 짐승처럼 신음 한다해도 

나를 자유케 하지 못하니 시여

어디로 가야 하나

뭇 연인들의 뜨거운 가슴에

사랑으로 타오를 몇 줄만이라도

혼을 대해 쓰게 해다오 시여!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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