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다음 카페 귀농사모에서>
들깨 향 같은
소순희
깨 터는 촌노의 굽은 어깨 위에
가을볕 따사롭다
여름 한 철 견뎌온
들깨의 마른 대궁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온 들녘을 향기로 채우는
저 두드림, 성스런 노동이다
하룻볕 아까운 들녘에서
저토록 자신을 내어 준 몸으로 향기를 뿜는
마른 대궁과 야윈 촌노의 노동
나, 살아오면서 저토록 진한 향기를
누군가에게 피워본 적 있었더냐
사랑 한다고 하면서 사랑만을 바랐던
한 번의 목숨이 이리 가벼운 줄 알았을 때
나에 대해 울어 본 적 있었더냐
저 홀로 야위어 가는 들녘의 것들은
이미 내어 줄 것 다 내어 준 사랑이었다
나도 한 번 사람 냄새 피워 볼 수 있을까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