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비 (1)
칠산바다 그 잘난 얼굴 한 번 보자고 어지럼증 앓는 바다로 달려갔다
고려 인종 때 매관매직 수뢰로 영광 천리 귀양살이 간 이자겸 결코 비굴하지 않다고 하늬바람 불어오는 곡우 사리 즈음 절묘한 맛이 드는 석수어를 굴비라 하지 않았더냐
이 사람아! 다 부질없는 짓 아니던가 다부진 굴비살 맛보다 정계의 치욕이 좋던가 유배의 덫 풀린 긴 세월의 옆구리에 잘 말린 한 두릅 굴비가 소금 낀 눈으로 바라보는 바다, 그 잘난 바다로 행여 돌아갈 날 있으려나 예나 지금이나 꿈꾸고 있잖던가.
소순희 <굴비/6호/소순희작/Oil on Canvas/이선자님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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