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장미(薔薇)
오로지 그날의 언약을
파기하지 않는 명징한 각혈로
오월은 오는 것인가
이적지 가져보지 못한 내 하루도
그 어느 날은 낯선 시간 두어 점
가벼이 흘려 버리고 싶다
철조망도 눈 감는 여린
볕 좋은 봄날
립스틱 고운 누님들 수다는
붉은 해 꼴깍 삼켜,
더운 숨결로 피워내는
청춘의 되짚음을
그 아슬아슬한 월담을
그 붉음을 내 어찌하랴
피고 지는 것이 산고였던가
질긴 초록 끝에 붙어산
붉은 목숨이여!
소순희
<사진/소순희>
<고양이/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