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봄의 숲
아홉 잇단음표 같은 흰 꽃이 매달린 아카시아 늦봄에 저리도 예쁜 주머니 속 향기를 내게 보내 유년의 숲을 안겨주네 어디선가 고즈넉이 뻐꾸기 울고 나뭇잎 사이로 적막한 햇볕은 둥글게 내려꽂혀 등 굽은 나무의 실한 뿌리도 보이게 하네 이 한때 비워야할 머릿속 무념의 시간을 매어 놓는 숲 나도 저 꽃 아래 한낮 넉넉한 시간으로 혼곤한 잠에 빠져 쉬고 싶네.
소순희
<사진/취산님>
<숲길/소순희작/10호/Oil on Canva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