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곳에는...
고향집 마루
늙으신 어머니 손주와 대화 중
"아야, 나 인자 갈 곳은 딱 한 간데 밖에 없다."
"할머니, 어디요?"
"산에..."
어머니, 당신 본향은 그곳이 아녀요
한 세상 고된 나래를 접고
편히 쉴 그곳은
슬픔도
아픔도
이별도
배고픔도
전쟁도 죽음도 없는
하늘나라 주님 품 이여요
어머니, 그곳에 소망을 두고
남은 삶 가지런히 벗어 둔
맑은 날 이었으면 좋겠어요
앞마당 대추나무
실한 열매처럼
당신 자손들 영글어 갈 때
깡마른 체구에 눈물 자주 보이시네요
한 세상 바람같이 와서 쓸려가는 평생이
이제 빈 껍질만 남아
굽은 몸에서 바람 소리만
웅숭거려 빈 들 같은 어머니 앞 세상
나도 눈물 나요
어머니, 우리가 가야 할 본향
거기 주님이 기다리고 계셔요.
소순희
<어머니의 초상/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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