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연천군 미산면 유촌리 산골 높은말
송마루 종합예술가와 조정화 화가가
손수 가꿔 거둔 사과를 보내왔다
첫 수확의 기쁨을 신께 감사드리고
하늘을 나는 조류와 더불어 나누며
지인들에게 향기와 빛깔을 보내 느끼는
무욕의 땅에서
처음의 것은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의식
아름다워라
초승의 밤 어둠에서도
붉은 빛깔의 근원은 목질부를 타고 올라
하늘로 회귀하는 별빛이었으리
나무와 함께 늙어가는 삶이라는 것도
한 때 이거니
순환하는 저 우주의 한쪽으로 잠시 기울어
붉게 살아야 할 이유 하나만 가지면
세상만사 둥근 인연인 것을
꽃 지고 열매 맺은 그리운 시절 몰라
철없이 꽃만 좋아했던 젊음도
한 알의 사과보다 붉지 못했노라
2013/소순희
<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발췌했음>
<송아리 농장에서 보내 온 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