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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순희/2009.3.31>
신께서 다녀가신 뒤
숲도 산야도 깨어나지 않는
석 달 열흘 삼동을
굳게 채워 놓은 자물쇠 하나
누구도 열 수 없었다
다만 열쇠를 쥐고 계신 신께서
엊그제 다녀가신 뒤
실바람 속
나무들 촉이 돋고
일제히 꽃눈을 틔우는
산야는 만삭이다
신께서 내게
언질 하시고 가신 뒤
입속말로 불러보는 내 안의 봄
천지 간 자욱이 쓸린 볕 아래
맘 붙여 볼 봄날이
눈물겹게 충만하다
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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