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그리고 현실

프라하에서

소순희 2014. 11. 30. 21:24

 

                                          <여정-프라하에서/10호/2011/안산문화예술의전당 소장>

 

 

유럽의 밤은 늦게 찾아듭니다. 첨탑의 날카로운 지붕 위로 낮달이 걸린 프라하의 저녁은

오월 하순의 아카사아꽃 향기로 가득한 게 두고 온 고국의 봄과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카렐교 위 연인들의 포옹과 입맞춤이 자연스럽게 시야에 드는 풍경은 젊다는 이유에서

충분한 기쁨을 찾습니다.

붉은 지붕의 명랑한 색채와 푸른 녹음의 어우러짐이 강가에 있다는 것에 한층 돋보이는

풍경이라 감탄을 하며 나무 한 그루, 집 한 채를 도시계획에 둔 저들의 철저한 환경을

나는 가히 짐작합니다.

볼타바강(몰다우)의 카렐교가 야경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낮의 저 풍경들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지 않습니까! 늘 보는 풍경도 나이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것이 마음으로 받아들여지는 

다른 감성의 이유라고봅니다. 나의조국 중 몰다우를 작곡한 스메타나와 안톤.드보르작을

프라하에선 다시 생각케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말고 먼 훗날 다시 이자리에 서면 무슨 뜻으로 다가올까요.

다만 사람 사는곳은 아름답다는 것만 새깁니다.

 

프라하의 봄을 기억하십니까? 1968년 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른바 프라하의 봄이라 불리는

정치개혁의 쓰라린 격동의 한 시대를 역사는 말해줍니다.

2차세계대전 중 나치독일에 점령 당한 체코슬로바키아가 전쟁말기 소련군에 의해1960 해방되고

그 체제의 감시하에 사회주의 국가로 매어있다 일어난 민주화 운동으로 역사는 흐르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변하는게 사람사는 한 부분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1992년 연방을 해체한 체코공화국과 슬로바키아공화국이라는 2개의 주권 국가에 이르게 됩니다.

어떻든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이제 3차 산업인 관광으로 세계인을 끌어들입니다.

거리마다 건물마다 예술적 가치가 배어있어 쉬이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한 바탕 소나기가 지나갔습니다.

시계탑 앞 광장은 매일 정오에 열 두 사도가 들락거리는 진 풍경을 보기위해 많은 인파가 몰려듭니다.

저 사소한 것들까지 관광 수입을 올리는 저들의 속셈은 후세를 위해 이른 판단을 했던 것일까요?

나는 집 떠난 짧은 나그네 길이지만  멀리 와 있다는 것으로 생경한 느낌입니다.

프라하의 봄도 짧은 입맞춤 처럼 지나가고 여름이 껑충 다가와 신록속에 묻힐 것입니다.

 

인간이 세상을 지배하는 동안은 이기적 재앙인 욕심과 질투로 악순환이 거듭되겠지요.

전쟁은 신이 주관 하시는 한 부분 이지만 그건 순전히 인간들의 엉뚱한 이중적 마음의

발로인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그림들이 걸린 미술관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중세 르네상스나 로코코, 바로크 미술이 주는 감동 또한 큽니다.  많은 모티브와 모델은

당연 사람이라고 보면 신의 피조물 중 가장 아름다운 산물이라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닐 것 같습니다.

떠나보면 그리움은 곁에 늘 존재한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그건 나이드는 순리인 것 같습니다.

 

 

                                                                                               2007/5/21소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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