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에서
소순희
땅 냄새 맡아야
모종이 제자리 잡는다고
농사꾼 권 씨가 말한다
며칠을 몸살 앓아야
제자리가 되는 흙구덩이에
실한 뿌리 뻗어 살아가나
그 적응의 시간을
나도 봄볕 아래 함께 보낸다
일주일 만에 흙 파 보니
일제히 얽힌 뿌리, 서로
색다른 흙 속으로 파고드는
강한 의지와
살아야겠다는 힘에 감동한 내게
요즘 낙심하여
소홀했던 일상을
그래도, 감사하지 않느냐고
바짝 정신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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