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개발 구역 오동나무

소순희 2020. 5. 24. 23:28

 

       개발 구역 오동나무

 

                           소순희


양평동 고물상 터

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다음

고물들은 다시

어딘가로 팔려 가고

빈터에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선

오동나무가 꽃을 피웠다

올봄에 피워낸 꽃이

마지막 꽃임을 알까

저 나무가 자라던 땅에

시멘트 기둥이 심어지고

십수 년이 지나도

꽃은 피지 않으리라

도회지 빈터 같은 내 마음에

이 봄날

오동나무가 꺽꺽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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