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구역 오동나무
소순희
양평동 고물상 터
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다음
고물들은 다시
어딘가로 팔려 가고
빈터에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선
오동나무가 꽃을 피웠다
올봄에 피워낸 꽃이
마지막 꽃임을 알까
저 나무가 자라던 땅에
시멘트 기둥이 심어지고
십수 년이 지나도
꽃은 피지 않으리라
도회지 빈터 같은 내 마음에
이 봄날
오동나무가 꺽꺽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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