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머리오목눈이 알>
<붉은머라오목눈이>
<두릅나무 순>
<물봉선>
순례자
소순희
여우비 지나간 뒤 두릅나무 새순이 돋았다
어쩌면 저렇게 돋음이 예쁠까
가시를 지닌 나무
신께서 말씀으로 지으신 뜻 알 것 같다
봉인된 봄을 가져온 나의 순례자여!
이 땅에 나그네로 살아가는 동안 기쁨 누리라고
신께서 개봉하신 이 봄
육십 평생이 이렇게 환한 줄 몰랐다
새순을 보고 설렘이 있다는 건 천만다행이다
이제 가는 길 모두 순례길이니
오오! 막막함도 쓸쓸함도 이리 아름다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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