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사랑

우리의 서쪽

소순희 2021. 7. 8. 17:25

 

                  <가을- 그 사랑으로/2014/Oil Painting>

     

   우리의 서쪽 

                    

                           소순희

 

너와 나눈 밥 한 끼가

그리 고운 줄 몰랐다

목울대에 감겨온

사랑했다는 말 한마디

계면조로 떠안는

산그림자에 갇혀

너 얼마나 울었느냐

서쪽 하늘에

주홍의 꽃이 필 때마다

보고 싶었다

내 하루 이렇게 져가는데

어디 맘 둘 곳 있다면 

너와의 거리는

멀어도 서럽지 않으리

 

우리 한 세상 돌다

어느덧 서쪽에 와 있으니

각자의 자리에서 바라보는

황혼도 저 홀로 스러져

아름답구나

이마저 나의 일이라 

너에게 건네 줄 

서녘의 그리운 편지

몇 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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