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숲에서 소순희 죽렴지맥의 마차령을 넘으며 직립 보행하다 멈춰선 나무를 보았다 흰 목질부를 드러낸 자작의 겨울이 이다지도 깊이 숨어든 까닭을 아는가고 숲속에드니 옛적 산 몇 번지에 전입한 멧비둘기가 고요 속으로 추락한다 해발 칠백고지의 눈 덮인 산중 하강의 엄숙함이 발목 잡는 자작 숲에는 나그네 겨울 하루 두고 온 서울의 온정이 눈물겨워 나무 끝 하늘만 바라보다가 몸통 끌어안고 귀 대어보니 아득하게 비어버린 내 유년의 성장통을 자작 숲도 겨우내 앓고 있었다 죽렴지맥 (竹廉枝脈) 백두대간 함백산 만항재에서 석항천 북쪽 죽렴산 곰봉(1016),고고산 능암덕산을 지나 동강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40km의 산줄기를 죽렴지맥이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