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그 위대한
소순희
쇠락한 앞산의 조망에서
눈을 거둔 지 오래다
무심코 바라본 앞산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채도의
나무들이 서로 얼굴을 부비고 있다
지난가을보다 푸른 하늘은
산 위에 요염한 낮달을 품고
날 것 하나 올리지 않았다
겨울은 이미 잉태의 축복이 서린
바이올렛 그레이 나무들
만삭의 여인처럼 서 있다
저런 고상한 것들은,
저런 생명들은,
내가 감춘 마음의 밑바닥에서
솟구치는 위대한 흔적이다
겨울, 그 위대한
소순희
쇠락한 앞산의 조망에서
눈을 거둔 지 오래다
무심코 바라본 앞산은
낮아질 대로 낮아진 채도의
나무들이 서로 얼굴을 부비고 있다
지난가을보다 푸른 하늘은
산 위에 요염한 낮달을 품고
날 것 하나 올리지 않았다
겨울은 이미 잉태의 축복이 서린
바이올렛 그레이 나무들
만삭의 여인처럼 서 있다
저런 고상한 것들은,
저런 생명들은,
내가 감춘 마음의 밑바닥에서
솟구치는 위대한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