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꽃
소순희
억새 흰꽃이 허공에 흩어진 뒤에도
아직 꽃줄기에 붙어 떠나지 못하는
몇 개의 꽃을 보며 자식 못 떠나보내는
어미를 생각했다
훨훨 떠난 자리마다 뼈만 남은 마디사이
그중 제일 못난 놈이 찬 바람 맞으며
어미의 외로운 끈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겨울이나 지나면 가라고 붙드는 것일까
마음 둔 찬 바람 이는 산기슭 외진 곳
야윈 어미의 손을
겨울 가도록 놓지 못하는 억새꽃 몇 개
2023
억새꽃
소순희
억새 흰꽃이 허공에 흩어진 뒤에도
아직 꽃줄기에 붙어 떠나지 못하는
몇 개의 꽃을 보며 자식 못 떠나보내는
어미를 생각했다
훨훨 떠난 자리마다 뼈만 남은 마디사이
그중 제일 못난 놈이 찬 바람 맞으며
어미의 외로운 끈을 단단히 잡고 있었다
겨울이나 지나면 가라고 붙드는 것일까
마음 둔 찬 바람 이는 산기슭 외진 곳
야윈 어미의 손을
겨울 가도록 놓지 못하는 억새꽃 몇 개
2023